나이를 의미하는 한자어들 1부 생애 전반기 나이

안녕하세요, 오늘은 우리 삶의 특정 시기를 표현하는데 쓰이는, 다소 생소할 수 있는 한자어들에 대해 이야기해볼까 합니다. 우리는 보통 나이를 숫자로만 표현하지만, 과거에는 각 나이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는 한자어가 있었습니다. 이러한 단어들은 단순한 숫자를 넘어 그 시기의 사회적, 문화적 의미를 내포하고 있으며, 오늘날까지도 그 가치를 전달합니다.



志學(지학)

地學

지학은 15세를 의미합니다. 지학은 志(뜻 지), 學(배울 학)자로 한자어로 풀이하면 ‘학문에 뜻을 두다’란 의미입니다. <논어>에서 공자는 ‘자신은 15세에 학문에 뜻을 두었다.’하고 한데서 15세를 ‘지학’이라고 표현하였습니다.

志學 (지학) – Aspiring to Learn

  • 志 (지): ‘뜻’ / Ambition, intention
  • 學 (학): ‘배울’ / Learn, study
  • 15세, 학문에 뜻을 두다.



瓜年(과년)과 二八靑春(이팔청춘)

과년한 나이라는 말을 들어봤는지요? 과년은 16세를 말합니다. 과년은 瓜(오이 과), 年(나이 년)인데 뜻이 이상합니다. ‘오이같은 나이’라는 뜻일까요?. 瓜의 한자 모양이 八(여덟 팔)이 두개가 합쳐져 있는 모양이기 때문에 16세를 과년이라고 합니다. 이런 식으로 한자를 쪼개어 새로운 뜻으로 사용하는 것을 파자(破字)라고 합니다. 마치 넌센스 퀴즈 같습니다. 그래서 과년을 다른 말로 ‘파과지년(破瓜之年)이라고 합니다.

이팔청춘은 몇살일까요? 대부분 학생들에게 물어보면 28살이라고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지금이면 28세도 당연히 청춘입니다면 이 단어가 생긴 옛날을 기준으로 하면 28세면 청춘이라고 하기 어렵습니다. 옛날을 기준으로 할 때 청춘이면 20세 이전이 적당하겠습니다. 이팔청춘에서 이팔은 바로 6세입니다. 二(두 이), 八(여덟 팔), 바로 2 × 8=16에서 나온 말입니다.

瓜年 (과년) – Youthful Age

  • 瓜 (과): ‘오이’ / Melon, metaphorically indicating youth
  • 年 (년): ‘해’ / Year
  • 16세

二八靑春 (이팔청춘) – The Prime of Youth

  • 二 (이): ‘두’ / Two
  • 八 (팔): ‘여덟’ / Eight
  • 靑 (청): ‘푸를’ / Blue, green; here it symbolizes freshness or vitality.
  • 春 (춘): ‘봄’ / Spring; metaphorically represents youth or the beginning phase of life.
  • 16세



弱冠(약관)과 芳年(방년)

芳年 @한문쌤
芳年 @한문쌤

약관은 20세를 말합니다. 약관은 한자로 弱(약할 약), 冠(갓 관)입니다. 관혼상제(冠婚喪祭)라는 말이 있지요. 사람이 살아가면서 가장 중요한 4개의 행사를 말하는 데, 관은 관레(冠禮), 즉 성인식이고, 혼레(婚禮)는 결혼식, 상례(喪禮)는 장례식, 제례(祭禮)는 제사를 말합니다. 관례는 성인식입니다. 성인이 되기 전 남자 아이들은 머리 스타일을 댕기머리로 하고 다니다가 성인이 되면 갓을 쓰게 됩니다. 댕기머리를 풀고 상투를 틀면서 갓을 쓰는 것이 성인식, 즉 관례입니다. 20세가 되면 성인식을 치뤄 새로운 갓을 쓰게되니 20살을 약관(弱冠)이라고 합니다.

여성들이 20세가 되면 방년이라고 말합니다. 방년은 芳(꽃다울 방), 年(나이 년). 즉 꽃다운 나이라는 뜻입니다.

弱冠 (약관) – Early Twenties

  • 弱 (약): ‘약할’ / Weak, young
  • 冠 (관): ‘관두를’ / Crown, coming of age ceremony in ancient China
    20세를 의미, 고대에 남성이 성인이 되는 것을 축하하는 의식인 관례(冠禮)를 치르는 나이를 지칭합니다.

芳年 (방년) – Fragrant Years, Youth

  • 芳 (방): ‘향기로울’ / Fragrant, good
  • 年 (년): ‘해’ / Year
  • 향기롭다는 의미의 ‘芳’을 사용하여, 인생에서 가장 아름답고 활기찬 젊은 시절을 의미합니다.

而立(이립)

이립(而立)은 30세를 의미합니다. 이립은 而(말이을 이), 立(설 립)자로 학문의 기초가 확립되었다는 뜻입니다. 이 말도 공자가 ‘자신은 30세에 학문이 확립되었다.’라고 말한 것에서 유래 하였습니다.

而立 (이립) – Established in One’s Thirties

  • 而 (이): ‘그리고’ / And, thus
  • 立 (립): ‘설’ / Stand, establish
  • “三十而立”에서 유래한 표현으로, 30세가 되어 인생의 기반을 확립하고 독립적인 존재로서 자리매김하는 나이를 의미합니다.



不惑(불혹)

나이를 의미하는 한자 중에서 불혹이 가장 대중적으로 사용하는 한자어라고 생각됩니다. ‘불혹의 나이’라는 말은 들어봤을 겁니다. 불혹은 바로 40세입니다. 불혹은 不(아니 불), 惑(혹할 혹), ‘의혹되지 않는다’ 즉, ‘판단하는데 흐릿함이 없다.’는 뜻입니다. 이것도 공자가 한 말입니다. 이미 학문의 기초가 확립되었고 충분히 사회 생활과 경험이 있으니 어떠한 경우에서 유혹에 넘어가거나 잘못된 판단을 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不惑 (불혹) – Age of Forty

  • 不 (불): ‘아닐’ / Not
  • 惑 (혹): ‘혼란스러울’ / Confuse, doubt
  • “四十不惑”에서 유래한 말로, 40세가 되어 더 이상 혼란스러워하지 않고, 올바른 판단을 할 수 있는 나이를 의미합니다.

맺음말

각 나이를 상징하는 한자어들을 통해 우리는 옛 사람들이 삶의 각 단계에 어떤 의미를 부여했는지 엿볼 수 있습니다. 이들은 단순히 나이를 나타내는 것을 넘어서, 그 시기에 이루어야 할 학문적, 사회적, 정서적 발전을 상징합니다. 지학으로 학문에 뜻을 두고, 이팔청춘으로 청춘의 풋풋함을 누리며, 약관에 이르러 성인으로서의 책임을 시작하고, 불혹으로 더 이상 혼란스러워하지 않는 성숙함을 뜻합니다. 이 한자어들은 단순한 나이의 표현을 넘어, 인생의 여정을 의미 있게 해석하는 우리 조상들의 지혜를 반영합니다. 오늘날에도 이러한 용어들을 통해 우리는 각 나이대가 가진 독특한 가치와 책임을 다시금 상기하고, 삶의 각 단계를 보다 의미 있게 바라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