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은 논어의 첫 문장, “學而時習之 不亦說乎(학이시습지 불역열호)”에 대해 이야기하는 시간을 가졌다.
준서는 책을 들여다보며 말했다. “배우고 때때로 익히면 기쁘지 아니한가? 솔직히 공부하면서 기쁘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어요. 시험 때문에 억지로 하는 느낌이 강한데요.”
서연도 고개를 끄덕이며 덧붙였다. “맞아요. 시험 점수가 안 나오면 오히려 속상한데, 논어에서는 왜 공부가 기쁘다고 한 걸까요?”
나는 미소를 지으며 설명했다. “논어에서 말하는 ‘배움’은 단순한 시험공부가 아니라 삶 속에서 익히고 적용하는 과정이야. 예를 들어 피아노를 배울 때를 떠올려 보자. 처음에는 어렵지만, 연습을 통해 점점 잘하게 되고 곡을 완성했을 때 기쁨을 느낀 적 있지 않니?”
민수가 눈을 반짝이며 대답했다. “아, 맞아요! 처음에는 힘들지만 나중에 연주할 수 있게 되면 정말 기뻐요. 그 기쁨을 말하는 거군요.”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다음 문장으로 넘어갔다. “有朋自遠方來 不亦樂乎(유붕 자원방래 불역락호)”. 지훈이 손을 들었다. “이 문장은 우정에 관한 이야기인가요?”
나는 미소 지으며 되물었다. “친구가 멀리서 찾아오면 왜 기쁠까?”
서연이 잠시 생각하더니 말했다. “오랜만에 만나면 반갑기도 하고, 나를 보고 싶어서 온 거니까 기쁜 거겠죠.”
민수도 맞장구쳤다. “그리고 예전에는 지금처럼 휴대폰이나 SNS가 없었을 테니까, 일부러 먼 길을 와서 만나는 게 더 의미 있었겠어요.”
나는 학생들의 의견에 공감하며 마지막 문장을 읽어주었다. “人不知而不慍 不亦君子乎(인부지이불온 불역군자호)”. 준서는 깊은 생각에 잠긴 듯 말했다. “남이 나를 알아주지 않아도 서운해하지 않는 게 가능할까요? 전 솔직히 속상할 것 같은데요.”
나는 부드럽게 설명했다. “그럴 수도 있지. 하지만 군자는 자기 길을 묵묵히 가는 사람을 의미해. 남의 평가에 휘둘리지 않고 자신의 가치를 스스로 알고 있어야 한다는 뜻이야.”
학생들은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서연이 조심스레 말했다. “결국 중요한 건 남이 아니라 나 자신이겠네요. 내가 배우는 즐거움을 알고, 좋은 친구들과 교류하고, 남의 평가에 연연하지 않는 것…”
지훈이 덧붙였다. “그렇게 생각하면 공부도 점수보다 배우는 과정 자체를 즐기도록 노력해야겠어요.”
나는 만족스럽게 미소를 지으며 마무리했다. “바로 그거야! 논어가 지금 우리 삶에도 적용될 수 있다는 걸 알았지?”
교사의 성찰 및 정리

논어의 첫 구절은 배움의 본질, 우정의 가치, 군자의 태도를 담고 있다. 학생들과의 대화를 통해 배움이 시험을 위한 것이 아니라 삶을 풍요롭게 하는 과정임을 다시금 깨닫는다. 좋은 친구와 함께하는 배움의 기쁨, 그리고 남의 평가에 흔들리지 않는 자세는 오늘날 우리 학생들에게도 필요한 가치이다.
이러한 개념은 매슬로우의 욕구 위계 이론과도 연결된다. 매슬로우는 인간의 욕구를 다섯 단계로 구분했는데, 가장 기초적인 생리적 욕구와 안전의 욕구가 충족되면 사회적 욕구와 존중의 욕구를 충족하려는 동기가 발생한다. 논어에서 말하는 벗과 함께 배우는 즐거움은 사회적 욕구에 해당하며, 남의 인정을 받지 않아도 흔들리지 않는 군자의 태도는 자기실현 욕구와 연결된다.
따라서, 우리가 배우는 과정 자체를 즐길 수 있다면 이는 단순한 지식 습득이 아니라 개인의 성장과 자기실현으로 이어진다. 성적과 비교에 지치기보다 배우는 과정 자체를 즐기는 태도를 갖는다면, 배움은 더 이상 억지가 아닌 기쁨이 될 것이다.
매슬로우의 욕구 위계 이론
- 생리적 욕구 (Physiological Needs) – 음식, 물, 수면 등 기본적인 생존 욕구
- 안전의 욕구 (Safety Needs) – 신체적, 경제적 안정 및 보호 욕구
- 사회적 욕구 (Love and Belonging Needs) – 친구, 가족, 소속감에 대한 욕구
- 존중의 욕구 (Esteem Needs) – 타인의 인정, 자존감, 성취감
- 자기실현 욕구 (Self-Actualization Needs) – 잠재력 실현, 창의성, 도덕적 성장
판서 요약
學而時習之 不亦說乎 (학이시습지 불역열호) – 배우고 때때로 익히면 기쁘지 아니한가?
有朋自遠方來 不亦樂乎 (유붕 자원방래 불역락호) – 벗이 먼 곳에서 찾아오면 즐겁지 아니한가?
人不知而不慍 不亦君子乎 (인부지이불온 불역군자호) – 남이 나를 알아주지 않아도 서운해하지 않으면 군자가 아니겠는가?
한자 익히기
한자 | 음 | 뜻 |
---|---|---|
學 | 학 | 배울 학 |
習 | 습 | 익힐 습 |
說 | 열 | 기쁠 열 |
朋 | 붕 | 벗 붕 |
遠 | 원 | 멀 원 |
方 | 방 | 모 방 |
來 | 래 | 올 래 |
樂 | 락 | 즐길 락 |
人 | 인 | 사람 인 |
知 | 지 | 알 지 |
慍 | 온 | 성낼 온 |
君子 | 군자 | 군자 군, 아들 자 |
學 | 학 | 배울 학 |
習 | 습 | 익힐 습 |
說 | 열 | 기쁠 열 |
朋 | 붕 | 벗 붕 |
遠 | 원 | 멀 원 |
方 | 방 | 모 방 |
來 | 래 | 올 래 |
樂 | 락 | 즐길 락 |
人 | 인 | 사람 인 |
知 | 지 | 알 지 |
慍 | 온 | 성낼 온 |
君子 | 군자 | 군자 군, 아들 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