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과 맑은 날의 슬픈 이별. 정지상의 <송인>

이별의 슬픔을 표현한 정지상의 「送人송인」은 우리나라 이별시 중 白眉백로 손꼽힌다.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내는 슬픔을 함축적으로 표현한 한시를 읽고, 시인의 정서와 이별의 슬픔을 생각해 보자.

白眉 (백미) – Paragon, Best of the Best

  • : ‘흰’ (백) / White
  • : ‘눈썹’ (미) / Eyebrow
  • ‘백미’는 무엇인가 뛰어나거나 우수한 것, 최고의 것을 의미합니다. 일반적으로 어떤 분야나 주제에서 가장 주목받거나 중요하다고 여겨지는 것을 가리킵니다.

送人 (송인) – Seeing Someone Off

  • : ‘보낼’ (송) / Send, See off
  • : ‘사람’ (인) / Person, People
  • ‘송인’은 누군가를 그의 목적지나 경로로 보내는 행위를 의미합니다.

雨歇長堤 (우헐장제) – Rain Stops, Long Embankment

  • : ‘비’ (우) / Rain
  • : 그칠 (헐) / Rest, Stop
  • : ‘길’ (장) / Long
  • : ‘제방’ (제) / Embankment
  • 비 갠 긴 강둑에는

草色多 (초색다) – Many Green Grasses

  • : ‘풀’ (초) / Grass
  • : ‘빛깔’ (색) / Color
  • : ‘많을’ (다) / Many, Much
  • 풀빛이 짙은데
雨歇長堤草色多
雨歇長堤草色多 prompt by @한문쌤

送君南浦 (송군남포) – Sending You to the Southern Shore

  • : ‘보낼’ (송) / Send
  • : ‘당신’ (군) / You, Lord
  • : ‘남쪽’ (남) / South
  • : ‘물가’ (포) / Shore, Riverbank
  • 남포에서 그대 보내니

動悲歌 (동비가) – Move to a Sad Song

  • : ‘움직일’ (동) / Move
  • : ‘슬플’ (비) / Sad
  • : ‘노래’ (가) / Song
  • 슬픈 노래 울리네
送君南浦動悲歌
送君南浦動悲歌 prompt by @한문쌤

大同江水 (대동강수) – Waters of the Daedong River

  • : ‘큰’ (대) / Big, Great
  • : ‘같을’ (동) / Same
  • : ‘강’ (강) / River
  • : ‘물’ (수) / Water
  • 대동강 물은

何時盡 (하시진) – When Will It End

  • : ‘무엇’ (하) / What
  • : ‘때’ (시) / Time
  • : ‘다할’ (진) / Exhaust, End
  • 언제 다할 것인가?
大同江水何時盡
大同江水何時盡 prompt by @한문쌤

別淚年年 (별루년년) – Tears of Farewell Year After Year

  • : ‘다를’ (별) / Separate, Farewell
  • : ‘눈물’ (루) / Tear
  • : ‘해’ (년) / Year
  • : ‘해’ (년) / Year
  • 이별의 눈물 해마다

添綠波 (첨녹파) – Add Green Waves

  • : ‘더할’ (첨) / Add
  • : ‘녹색’ (녹) / Green
  • : ‘물결’ (파) / Wave
  • 푸른 물결에 더해지네.
別淚年年添綠波
別淚年年添綠波 prompt by @한문쌤

한시 중국어로 들어보기

형식: 7언 절구

주제: 이별의 슬픔

감상

이 한시는 이별의 슬픔을 매우 창의적인 표현법으로 주제를 전개하고 있다. 역대로 이별을 주제로 한시는 매우 많다. 대부분의 주제로 이별의 슬픔을 표현하였다. 지금도 대부분의 이별 노래 가사는 ‘이별 때문에 슬프다’는 내용이다. 그렇지만 똑같은 주제, 비슷한 내용을 어떻게 표현하느냐가 관건이다. 정지상인 이별의 슬픔을 대동강 물이 마르지 않는 이유라는 물음으로 표현하였다. 많은 사람들이 매년 대동강 남포에서 이별의 슬픔으로 눈물을 흘리기 때문에 대동강 물이 마르지 않는다고 표현하였다. 굉장히 창의적일 뿐아니라 많은 사람의 공감을 얻었기 때문에 우리나라 역대 한시 중에서 제일이라고 평하는 이유이다.

시인 정지상, 그리고 김부식

고려시대 정지상은 당대 시를 제일 잘 짓는 인물로 평가 받는다. 정지상의 <송인>이란 작품이 그 증거이기도 하다. 당시 정지상과 라이벌로 꼽히는 인물이 있었으니 바로 김부식이다. 김부식은 <삼국사기>의 편집자로 알려진 인물이다. 사실 김부식은 정지상에 한참 미치지 못했지만 당시 대결 구도가 그러했다. 詩시는 정지상이 낫지만 산문은 김부식이 낫다고 평가하였다. 그리고 김부식은 시짓기에 있어서 정지상에게 열등감이 있었다. 하루는 김부식이 정지상이 지은 시가 마음에 들어 자기에게 달라고 하였으나 매몰차게 거절당했다고 한다. 그 이후로 김부식은 정지상을 싫어하게 되었다고 한다.

정지상과 김부식은 정치적으로도 대립적이었다. 당시 김부식은 지금의 여당과 같은 입장이고 정지상은 야당이었다. 정지상은 묘청과 정치적으로 같은 입장이었다. 묘청은 서경천도운동을 일으켰다. 이를 진압한 인물이 김부식이다. 김부식이 이 서경천도운동을 진압하면서 정지상을 죽였다고 한다. 평소 정지상을 싫어했던 감정을 이 진압 과정에서 정지상을 죽였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