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논어 ‘겉은 부족해 보였지만~ 如愚不愚’〈爲政〉 제9장

“子曰: 吾與回言終日, 不違如愚. 退而省其私, 亦足以發. 回也不愚.”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내가 안회와 하루 종일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그는’ 내 말을 어기지 않아서 ‘마치 어리석은 사람 같았다. 그러나 물러가서 그의 사적인 행동을 살펴보니, 말한 바를 스스로 잘 깨우쳐 실행하고 있었다. 안회는 결코 어리석은 사람이 아니었다.”)


“선생님, 저는 질문도 잘 못하고, 발표도 잘 안 해서 눈에 띄지 않아요.”
조용한 성격의 한 학생이 나지막이 말했다.
그 학생은 언제나 수업 시간에 묵묵히 앉아 있고,
교과서를 넘기는 소리만으로도 그의 존재를 느낄 수 있었다.
가끔 다른 교사들은 그 학생을 향해
“좀 더 적극적으로 참여해 봐”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던 어느 날, 과제 발표 자료를 제출받던 나는 놀랐다.
그 조용한 학생이 준비한 발표 자료는
내용의 깊이, 구성의 짜임, 그리고 정리력 면에서
누구보다도 뛰어났다.

나는 그에게 다가가 말했다.
“너, 생각보다 훨씬 깊이 있는 친구였구나.”
그는 멋쩍게 웃으며 말했다.
“그냥 말은 잘 못하는데… 듣고 정리하는 건 좋아해요.”

그때 문득 오늘의 논어 구절이 떠올랐다.
공자께서 가장 아끼던 제자, 안회.
그는 늘 조용했고, 반론도 하지 않았다.
그러나 돌아가서 공자의 가르침을 스스로 되새기고,
그 의미를 행동으로 실천했다.

공자는 그런 안회를 두고
“말은 어리석은 듯하나, 행동은 누구보다 지혜롭다”고 칭찬했다.

진정한 배움은,
말보다 실천에 있고,
질문보다 내면의 성찰에 있다.

조용하지만 깊이 있게 배우는 학생들에게
이 구절은 작은 위로이자, 큰 자부심이 될 수 있다.


2. 풀이 (passage explanation & Korean translation)

한문 구절해석
吾與回言終日내가 안회와 하루 종일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不違如愚그는 나의 말을 어기지 않아 마치 어리석은 사람처럼 보였으나
退而省其私물러난 후에 그의 사사로운 행동을 살펴보니
亦足以發충분히 스스로 깨우쳐 실천하고 있었다
回也不愚안회는 결코 어리석은 사람이 아니었다

핵심 개념 풀이

  • 不違(불위): 반박하거나 의문을 표하지 않음
  • 如愚(여우): 어리석은 것처럼 보임
  • 省其私(성기사): 자신의 내면과 행동을 돌이켜봄
  • 亦足以發(역족이발): 충분히 내용을 이해하고 자기화함
  • 공자는 단지 수업에서 눈에 띄는 태도보다,
    깊은 이해와 실천의 능력을 더 높이 평가하였다.

3. 현대적 의의 (modern relevance/significance)

✅ 1. 조용한 학생을 다시 바라보기

  • 교실에서 늘 손을 드는 학생만이 ‘좋은 학생’은 아니다.
  • 공자는 말보다 깊은 이해와 실천을 중요시했다.
  • 조용히 듣고, 나중에 자기 식으로 정리하는 학생에게
    적절한 피드백과 존중이 필요하다.

✅ 2. 실천 중심 교육의 중요성

  • 말은 누구나 할 수 있지만,
    지식의 행동화는 훈련이 필요한 능력이다.
  • 공자의 교육은 단지 ‘아는 것’이 아니라
    행동에 옮기는 것을 기준으로 한다.

✅ 3. 자기 성찰 역량 강조

  • 안회는 돌아가 자신의 ‘私’, 즉 사적인 행동을 성찰했다.
  • 이는 오늘날의 메타인지, 자기 주도적 학습과도 통한다.
  • 학생들에게 학습일지, 자기 점검 활동, 피드백 일기가 중요한 이유도 이 때문이다.

✅ 4. 겉모습 판단의 위험성

  • 겉으로 말이 없다고 무시하거나
    눈에 띄지 않는다고 평가절하하는 것은
    표면적 기준에 불과하다.
  • 공자는 그런 편견에서 벗어나
    내면의 성실함을 인정하는 안목을 보여준다.

4. 원문 (original Classical Chinese text)

子曰:
“吾與回言終日, 不違如愚.
退而省其私, 亦足以發. 回也不愚.”

—《論語》 〈爲政〉 第9章


5. 한자의 음과 뜻 (pronunciation and meaning of key characters)

한자
함께
안회 (공자의 제자)
말하다
終日종일하루 종일
不違불위어기지 않다
~처럼
어리석다
退물러나다
반성하다, 성찰하다
개인적 행위, 내면
또한
충분하다
~로써
깨닫다, 터득하다

🌟 오늘의 한 줄 정리

“배움은 말이 아니라, 실천으로 증명된다.
조용한 깊이는 결코 어리석음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