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子曰: 吾與回言終日, 不違如愚. 退而省其私, 亦足以發. 回也不愚.”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내가 안회와 하루 종일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그는’ 내 말을 어기지 않아서 ‘마치 어리석은 사람 같았다. 그러나 물러가서 그의 사적인 행동을 살펴보니, 말한 바를 스스로 잘 깨우쳐 실행하고 있었다. 안회는 결코 어리석은 사람이 아니었다.”)
“선생님, 저는 질문도 잘 못하고, 발표도 잘 안 해서 눈에 띄지 않아요.”
조용한 성격의 한 학생이 나지막이 말했다.
그 학생은 언제나 수업 시간에 묵묵히 앉아 있고,
교과서를 넘기는 소리만으로도 그의 존재를 느낄 수 있었다.
가끔 다른 교사들은 그 학생을 향해
“좀 더 적극적으로 참여해 봐”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던 어느 날, 과제 발표 자료를 제출받던 나는 놀랐다.
그 조용한 학생이 준비한 발표 자료는
내용의 깊이, 구성의 짜임, 그리고 정리력 면에서
누구보다도 뛰어났다.
나는 그에게 다가가 말했다.
“너, 생각보다 훨씬 깊이 있는 친구였구나.”
그는 멋쩍게 웃으며 말했다.
“그냥 말은 잘 못하는데… 듣고 정리하는 건 좋아해요.”
그때 문득 오늘의 논어 구절이 떠올랐다.
공자께서 가장 아끼던 제자, 안회.
그는 늘 조용했고, 반론도 하지 않았다.
그러나 돌아가서 공자의 가르침을 스스로 되새기고,
그 의미를 행동으로 실천했다.
공자는 그런 안회를 두고
“말은 어리석은 듯하나, 행동은 누구보다 지혜롭다”고 칭찬했다.
진정한 배움은,
말보다 실천에 있고,
질문보다 내면의 성찰에 있다.
조용하지만 깊이 있게 배우는 학생들에게
이 구절은 작은 위로이자, 큰 자부심이 될 수 있다.
2. 풀이 (passage explanation & Korean translation)
한문 구절 | 해석 |
---|---|
吾與回言終日 | 내가 안회와 하루 종일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
不違如愚 | 그는 나의 말을 어기지 않아 마치 어리석은 사람처럼 보였으나 |
退而省其私 | 물러난 후에 그의 사사로운 행동을 살펴보니 |
亦足以發 | 충분히 스스로 깨우쳐 실천하고 있었다 |
回也不愚 | 안회는 결코 어리석은 사람이 아니었다 |
▶ 핵심 개념 풀이
- 不違(불위): 반박하거나 의문을 표하지 않음
- 如愚(여우): 어리석은 것처럼 보임
- 省其私(성기사): 자신의 내면과 행동을 돌이켜봄
- 亦足以發(역족이발): 충분히 내용을 이해하고 자기화함
- 공자는 단지 수업에서 눈에 띄는 태도보다,
깊은 이해와 실천의 능력을 더 높이 평가하였다.
3. 현대적 의의 (modern relevance/significance)
✅ 1. 조용한 학생을 다시 바라보기
- 교실에서 늘 손을 드는 학생만이 ‘좋은 학생’은 아니다.
- 공자는 말보다 깊은 이해와 실천을 중요시했다.
- 조용히 듣고, 나중에 자기 식으로 정리하는 학생에게
적절한 피드백과 존중이 필요하다.
✅ 2. 실천 중심 교육의 중요성
- 말은 누구나 할 수 있지만,
지식의 행동화는 훈련이 필요한 능력이다. - 공자의 교육은 단지 ‘아는 것’이 아니라
행동에 옮기는 것을 기준으로 한다.
✅ 3. 자기 성찰 역량 강조
- 안회는 돌아가 자신의 ‘私’, 즉 사적인 행동을 성찰했다.
- 이는 오늘날의 메타인지, 자기 주도적 학습과도 통한다.
- 학생들에게 학습일지, 자기 점검 활동, 피드백 일기가 중요한 이유도 이 때문이다.
✅ 4. 겉모습 판단의 위험성
- 겉으로 말이 없다고 무시하거나
눈에 띄지 않는다고 평가절하하는 것은
표면적 기준에 불과하다. - 공자는 그런 편견에서 벗어나
내면의 성실함을 인정하는 안목을 보여준다.
4. 원문 (original Classical Chinese text)
子曰:
“吾與回言終日, 不違如愚.
退而省其私, 亦足以發. 回也不愚.”
—《論語》 〈爲政〉 第9章
5. 한자의 음과 뜻 (pronunciation and meaning of key characters)
한자 | 음 | 뜻 |
---|---|---|
吾 | 오 | 나 |
與 | 여 | 함께 |
回 | 회 | 안회 (공자의 제자) |
言 | 언 | 말하다 |
終日 | 종일 | 하루 종일 |
不違 | 불위 | 어기지 않다 |
如 | 여 | ~처럼 |
愚 | 우 | 어리석다 |
退 | 퇴 | 물러나다 |
省 | 성 | 반성하다, 성찰하다 |
私 | 사 | 개인적 행위, 내면 |
亦 | 역 | 또한 |
足 | 족 | 충분하다 |
以 | 이 | ~로써 |
發 | 발 | 깨닫다, 터득하다 |
🌟 오늘의 한 줄 정리
“배움은 말이 아니라, 실천으로 증명된다.
조용한 깊이는 결코 어리석음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