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제 구절: “子曰: 道之以政, 齊之以刑, 民免而無恥; 道之以德, 齊之以禮, 有恥且格.”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백성을 정치로 이끌고 형벌로 가지런히 하면, 그들은 처벌은 면하겠지만 수치를 알지 못한다. 그러나 덕으로 이끌고 예로 가지런히 하면, 스스로 부끄러워하고 바르게 된다.”)
1. 에피소드
몇 해 전, 한 학급에서 작은 사건이 있었다.
학생 둘이 복도에서 다투었고, 다른 친구는 그 모습을 영상으로 찍어 SNS에 올렸다.
교칙에 따라 해당 학생들은 벌점을 받고 반성문을 제출했다.
겉보기에 문제는 ‘해결’된 듯했지만, 나는 찜찜함을 지울 수 없었다.
며칠이 지나 담임 교사로서 그들에게 물었다.
“너희는 왜 싸웠을까? 그리고 왜 반성문을 쓰게 되었을까?”
한 학생은 말했다.
“혼나니까요. 어쩔 수 없이 썼어요.
사실 아직도 그 친구랑 말 섞기 싫어요.”
나는 그 순간 오늘의 논어 구절을 떠올렸다.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규칙으로 이끌고 형벌로 징계하면,
백성은 처벌을 피하려고는 하지만 부끄러움은 모른다.
하지만 덕으로 이끌고 예의를 알게하면,
스스로 수치심을 알고 바르게 된다.”
나는 학생들과 ‘예절’과 ‘공감’에 대한 토론 수업을 열었다.
처벌보다 더 중요한 건, 스스로 잘못을 인지하고
그 과정에서 인간으로서 성장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며칠 후, 그 학생 중 한 명이 나에게 말했다.
“선생님, 그때 반성문은 억지로 썼는데,
지금은 정말 미안한 마음이 들어요.”
그 말 한마디에, 나는 공자의 가르침이
교칙보다 오래 남는다는 사실을 실감했다.
단지 법으로 제압하는 것이 아니라,
마음을 일깨우는 교육이 필요하다는 것.
공자는 지금도 우리 교실에서 조용히 속삭이고 있다.
2. 풀이
원문 구절 | 직역 및 해석 |
---|---|
道之以政 | 그들을 정치로 이끌면 |
齊之以刑 | 형벌로 질서를 맞추면 |
民免而無恥 | 백성은 처벌을 면하겠지만 부끄러움을 알지 못한다 |
道之以德 | 덕으로 이끌면 |
齊之以禮 | 예로 정돈하면 |
有恥且格 | 수치심을 알고, (자기) 도리에 맞게 행동하게 된다 |
- 政(정): 정책과 법령 중심의 외적 통제
- 刑(형): 벌, 법적 강제
- 德(덕): 인격, 도덕적 모범
- 禮(예): 인간관계의 규범, 사회적 조화의 틀
- 恥(치): 수치심, 자기 인식의 윤리 기준
- 格(격): 이르다, 도달하다 → 올바른 기준에 스스로 도달한다는 의미
공자는 통치자와 리더가 가져야 할 통치 방식의 수준을 제시하고 있다.
단순한 통제가 아닌, 스스로를 반성하고 변화할 수 있도록 돕는 방식,
그것이 진정한 정치이고 교육이며 관계의 본질이다.
3. 현대적 의의 (modern relevance/significance)
✅ 1. 형식적 규율 vs. 내면적 자율
- 공자의 말은 단순히 정치 철학이 아니다.
- 오늘날의 교육, 가정, 조직, 사회 규범에도 깊이 적용된다.
- 벌과 규칙만으로는 인간을 바르게 만들 수 없다.
- 진정한 변화는 내면에서 비롯된 수치심과 반성을 통해 이루어진다.
✅ 2. 처벌 중심 교육의 한계
- ‘벌점’, ‘지각 체크’, ‘경고장’은 단기 효과는 있지만
도덕적 성장에는 한계가 있다. - 예) 시험 중 부정행위 → 벌점 부여만으로는
“왜 그것이 잘못된가?”를 배우지 못한다.
✅ 3. 관계 기반 리더십의 중요성
- ‘법으로 통치하는 관리자’보다
‘덕과 예로 중심을 세우는 리더’가
자발적 협력과 공동체 신뢰를 이끌어낸다. - 공자의 말은 현대 공감 리더십, 도덕적 권위, 조직문화의 품격으로 재해석 가능하다.
✅ 4. 학교 교육 실천 방안
실천 영역 | 전통 방식 | 공자 방식 |
---|---|---|
규칙 지도 | 벌점, 제재 | 대화, 가치 성찰 활동 |
도덕 교육 | 윤리 문제 풀이 | 사례 기반 토론, 공감 훈련 |
관계 회복 | 형식적 사과 | 정서 회복 활동, 감정 언어 사용 지도 |
4. 원문
子曰: 道之以政, 齊之以刑, 民免而無恥;
道之以德, 齊之以禮, 有恥且格.
—《論語》 〈爲政〉 第3章
5. 한자의 음과 뜻
한자 | 음(독음) | 의미 |
---|---|---|
子 | 자 | 공자, 스승의 존칭 |
道 | 도 | 이끌다, 인도하다 |
政 | 정 | 정치, 정책 |
齊 | 제 | 가지런히 하다, 정돈하다 |
刑 | 형 | 형벌, 처벌 |
民 | 민 | 백성, 사람들 |
免 | 면 | 면하다, 피하다 |
恥 | 치 | 부끄러움, 수치심 |
德 | 덕 | 인격적 모범, 도덕성 |
禮 | 예 | 예절, 사회적 규범 |
有 | 유 | 있다 |
且 | 차 | ~하고 또한 |
格 | 격 | 이르다, 도달하다, 바르다 |
🌟 오늘의 한 줄 정리
“법은 겉을 바꾸지만, 덕은 마음을 바꾼다.
스스로 부끄러워할 줄 아는 사람이 진정으로 바른 사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