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2 이별 뒤에 오는 것들 自述

여인의 감성으로 읊은 이별시는 어떤 분위기를 자아낼까? 조선 시대에 한시의 鬼才귀재로 주목받았던 여류 시인 이옥봉의 시를 鑑賞감상하며, 이별의 한을 吐露토로하는 여인의 섬세한 감성을 느껴 보자.


自述 (자술) – Stating or Expressing Oneself

  • 自 (자): ‘스스로’ / Oneself
  • 述 (술): ‘펼칠, 말할’ / To state, narrate, express
  • 자기 자신에 대해 직접 말하거나 글로 서술하는 것. 보통 자신의 생각, 감정, 경험 등을 다른 사람에게 전달하기 위해 쓰거나 말하는 경우를 뜻합니다.
  • 자기소개서에는 자신의 성장 과정을 自述하는 부분이 중요하다.
  • 작가는 자전적 소설을 통해 삶을 自述했다.

近來安否 問如何?
(근래안부 문여하?)
→ 근래의 안부를 묻노니 어떠하신지요?
→ 요즘 평안하신지 여쭙습니다.

🔍 한자 풀이

한자
가깝다, 최근 / Recent
오다 / Come → ‘요즘’이라는 시간 표현
평안하다 / Peaceful
아닌가 / Or not (의문 어기)
묻다 / Ask
같다 / Be like
무엇, 어떠하다 / What, Ho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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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깝다 (근)오다 (래) 평안 (안)여부 (부)묻다 (문)같을 (여)어찌 (하)

月白紗窓 妾恨多
(월백사창 첩한다)
→ 달빛 비치는 비단 창가에, 제 한이 많습니다.
→ 희고 밝은 달빛이 비치는 창 아래, 제 마음속 한이 쌓여갑니다.

한자
달 / Moon
희다, 밝다 / White, Bright
비단, 명주 / Gauze, Thin Silk
창문 / Window
저(여자의 자칭), 첩 / I (humble female pronoun)
한, 슬픔 / Resentment, Grief
많다 / Ma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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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 (월)희다 (백)비단 (사)창 (창)저 (첩)한 (한)많다 (다)

若使夢魂 行有跡
(약사몽혼 행유적)
→ 만약 꿈속 넋이 다닐 때마다 자취가 남는다면,
→ 꿈속 혼이 오갈 때 발자취가 남는다면,

한자
만약 / If
使~하게 하다 / Cause, Let
꿈 / Dream
혼, 넋 / Soul, Spirit
가다, 다니다 / Go, Travel
있다 / Have, Exist
자취, 흔적 / Trace, Footpri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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使
만약 (약)~하게 하다 (사)꿈 (몽)넋 (혼)다니다 (행)있다 (유)자취 (적)

門前石路 已成沙
(문전석로 이성사)
→ 문 앞의 돌길은 이미 모래가 되었을 것입니다.
→ 자주 가지 못한 탓에 문 앞 돌길조차 모래로 변했겠지요.

한자
문 / Gate
앞 / In front of
돌 / Stone
길 / Road
이미 / Already
되다 / Become
모래 / Sa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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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문)앞 (전)돌 (석)길 (로)이미 (이)이룰 (성)모래 (사)

한시감상

「자술」은 오래도록 만나지 못한 임을 그리워하는 마음을 담은 시이다. 원망으로 변했다가 다시 한없는 그리움으로 발현되는 모습을 과장된 표현으로 드러냈다.

이옥봉의 연인

이옥봉은 어려서부터 시문(詩文)에 뛰어난 재주를 보였다. 자신의 재주를 알아주는 同僚동료들과 교우하며 지내던 이옥봉은 서울의 이름난 선비인 조원(趙瑗)을 사랑하게 되었다. 조원은 옥봉에게 더는 시를 짓지 않겠다는 다짐을 받고 그녀의 마음을 許諾허락하였다. 그러던 어느 날 조원의 집안에 隸屬예속된 산지기가 누명을 써 監獄감옥에 갇히게 되었다. 그 아내가 옥봉을 찾아와 哀乞伏乞애걸복걸하자, 옥봉은 여인이 관청에 訟事송사할 수 있도록 訴狀소장에 억울함을 밝히는 시를 지어 보냈다. 이 사실을 알게 된 조원은 옥봉의 잘못을 容納용납하지 않고 그녀를 쫓아냈다. 이후 이옥봉은 절망의 那落나락에 빠져 茫然自失망연자실한 채 낭군에 대한 그리움을 시로 읊으며 세월을 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