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역사를 담은 성어 함흥으로 간 차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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咸興差使 (함흥차사) – The Envoy Who Never Returns

  • 咸 (함): ‘다’ / All, completely
  • 興 (흥): ‘일으킬’ / Rise, commence
  • 差 (차): ‘어긋날, 보낼’ / Dispatch
  • 使 (사): ‘사신’ / Envoy, mission
  • 겉뜻: 함흥으로 보낸 관리.
  • 속뜻: 심부름을 가서 오지 않거나 늦게 온 사람.
咸興差使 @한문쌤

조선후기에 지어진 야담(野談)집인 『축수편(逐睡篇)』에 전하는 고사에서 유래한 말이다. 1398년 두 차례에 걸친 왕자의 난(亂)에 울분하여 태조 이성계는 왕위를 정종에게 물려주고 함흥으로 가버렸다. 형제들을 죽이고 왕위를 차지한 태종 이방원은 아버지로부터 왕위 계승의 정당성을 인정받기 위해 아버지를 도성으로 모셔오려고 함흥으로 여러 번 사신을 보냈으나 이성계가 그 사신들을 죽이거나 잡아 가두어 돌려보내지 않았다고 한다. 이로부터 한번 가면 깜깜무소식인 사람을 가리켜 함흥차사라고 한다. 그러나 실제 역사 기록에는 함흥으로 보낸 차사 중에 희생된 것은 박순(朴淳)과 송유(松琉) 둘뿐이고 이들도 이성계가 죽인 것이 아니라 조사의가 이끄는 반란군에 죽임을 당했다고 한다.


指鹿爲馬 (지록위마) – Calling a Deer a Horse

중국 진나라의 2대 황제인 호해(胡亥) 시절, 권력을 쥐고 있던 환관 조고(趙高)는 황제를 마음대로 조종하고 있었습니다. 어느 날 조고는 신하들이 자기 말에 복종하는지 시험해보기로 했어요. 그는 사슴 한 마리를 데리고 궁전으로 들어가 황제에게 말했어요. “폐하, 좋은 말 한 필을 바쳤습니다. ”황제가 웃으며 말했어요. “이건 말이 아니라 사슴인데?” 그러자 조고는 주변 신하들에게 물었어요. “이 말이 사슴입니까? 말입니까?” 어떤 신하는 두려움에 “말입니다”라고 하고, 어떤 신하는 진실을 말해 “사슴입니다”라고 했습니다. 조고는 진실을 말한 자들을 뒤에 따로 불러다 벌을 주었습니다. 그 후 신하들은 두려워서 조고의 말이라면 모두 그대로 따르게 되었습니다.

  • 指 (지): ‘가리킬’ / To point
  • 鹿 (록): ‘사슴’ / Deer
  • 爲 (위): ‘하다’’ / do, Consider as, make into
  • 馬 (마): ‘말’ / Horse

📌 겉뜻: 사슴을 가리켜 말이라 한다.
📌 속뜻: 권세를 이용해 사실을 왜곡하고 거짓을 참인 것처럼 꾸미는 일.


三人成虎 (삼인성호) – Three Men Make a Tiger

중국 전국시대, 위나라의 재상 **방총(龐蔥)**이 조나라에 인질로 가게 되었습니다.
그는 위나라 왕에게 작별 인사를 하며 이렇게 말했어요.

“폐하, 만약 누군가 한 사람이 시내에 호랑이가 있다고 하면 믿으시겠습니까?”
“아니, 당연히 믿지 않지.”
“그렇다면 두 사람이 호랑이가 있다고 하면요?”
“흠… 그래도 의심스럽군.”
“그럼 세 사람이 호랑이를 봤다고 하면요?”
“그 정도면 정말 있는 줄 알겠지.”

그러자 방총은 말했습니다.

“지금 저는 조나라로 떠납니다. 뒤에서 저를 험담하는 자들이 분명 생길 것입니다. 부디 그 말들에 쉽게 휘둘리지 마십시오.”

하지만 왕은 결국 다른 이들의 말에 흔들려 방총을 의심했고, 끝내 그를 다시 부르지 않았습니다.

  • 三 (삼): ‘셋’ / Three
  • 人 (인): ‘사람’ / Person
  • 成 (성): ‘이루다’ / To make, become
  • 虎 (호): ‘호랑이’ / Tiger

📌 겉뜻: 세 사람이 말하면 호랑이도 생긴다.
📌 속뜻: 거짓말이라도 여러 사람이 말하면 진실처럼 여겨진다.


四面楚歌 (사면초가) – Surrounded by Enemies on All Sides

  • 四 (사): ‘넷’ / Four
  • 面 (면): ‘얼굴’ / Side, face
  • 楚 (초): ‘초나라’ / Chu (an ancient state)
  • 歌 (가): ‘노래’ / Song
  • 겉뜻: 사방에서 초나라 노래가 들림
  • 속뜻: 아무에게도 도움이나 지지를 받을 수 없는 고립된 상태.
四面楚歌 @한문쌤

유래: 사면초가(四面楚歌)는 초나라 항우가 한나라 유방에게 포위당해 절망적인 상황에 처한 고사를 바탕으로 합니다. 항우는 천하 쟁탈전에서 유방에게 패배하고, 해하에서 포위되었습니다. 한밤중에 한나라 군 진영에서 들려온 고향 노래에 초나라 병사들은 향수에 젖어 도망치기 시작했습니다. 이로 인해 항우는 사방에서 적에게 포위된 상태에서 완전히 고립되었습니다. 결국 항우는 사랑하는 우희와 함께 마지막 술잔을 나누고, 항우는 마지막에 이렇게 노래하며 비분한 감정을 읊습니다.

힘은 산을 뽑고 의기는 세상을 덮었건만
[力拔山兮氣蓋世 역발산혜기개세]
시운이 불리하고 추는 나아가지 않는구나
[時不利兮騅不逝 시불리혜추불서]
추가 가지 않으니 어찌하면 좋을까
[騅不逝兮可奈何 추불서혜가내하]
우여, 우여, 그대를 어찌하면 좋을까
[虞兮虞兮奈若何 우혜우혜내약하]

여기서 그 항우를 묘사하는 유명한 시구가 나옵니다.

역발한 기개세 力拔山 氣蓋世 / 힘은 산을 뽑고 의기는 세상을 덮었다.

그 후에 우희는 자결, 항우는 장렬히 최후를 맞이했습니다. ‘사면초가’는 이처럼 곤경에 처해 도움을 받을 수 없는 상황을 의미하는 말로 쓰입니다.


錦衣夜行 (금의야행) – Wearing Brocade at Night

진(秦)나라를 무너뜨린 항우(項羽)는 아방궁을 불태우고, 고향으로 돌아가려 했습니다.
그때 부하 중 한 사람이 조심스럽게 조언합니다.

“지금 이 땅은 사방이 험하고, 지형이 천하의 중심입니다.
여기에 도읍을 세우고 천하를 다스릴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항우는 말합니다.

“나는 고향에 가서 부귀를 뽐내고 싶다.”
부귀하고도 고향에 돌아가지 않는다면, 비단옷 입고 밤길 걷는 것과 같다. 누가 알아보겠는가?

이 말에서 유래된 말이 바로 금의야행(錦衣夜行)입니다.

  • 錦 (금): ‘비단’ / Silk
  • 衣 (의): ‘옷’ / Clothes
  • 夜 (야): ‘밤’ / Night
  • 行 (행): ‘다닐’ / To walk

📌 겉뜻: 비단옷을 입고 밤길을 걷는다.
📌 속뜻: 성공하거나 좋은 일을 했지만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상황.


臥薪嘗膽 (와신상담) – Lying on Firewood, Tasting Gall

중국 춘추시대, 오나라 왕 합려는 월나라를 침공했다가 월왕 구천에게 패해 죽고 맙니다.
죽기 전, 그는 아들 부차에게 이렇게 유언합니다.

“반드시 월나라에 복수하라!”

부차는 그날부터 거친 장작 위에서 잠을 자며 아버지의 유언을 가슴에 새깁니다.
3년 후, 구천이 선제공격을 했지만 오히려 패했고, 목숨만 겨우 구했죠.

그러나 구천도 굴하지 않았습니다.
그는 머리맡에 쓸개를 걸어두고 매일 핥으며 복수를 다짐했습니다.

그리고 수년 뒤, 마침내 월나라 군대가 오나라를 쳐서 멸망시킵니다.
무릎 꿇은 부차는 목숨을 구걸했지만, 구천은 단호했습니다.

그렇게, 복수는 완성되었습니다.

  • 臥 (와): ‘눕다’ / Lie down
  • 薪 (신): ‘섶’ / Firewood
  • 嘗 (상): ‘맛보다’ / Taste
  • 膽 (담): ‘쓸개’ / Gall

📌 겉뜻: 섶 위에 눕고 쓸개를 맛보다.
📌 속뜻: 고통을 참고 견디며 복수를 꿈꾸거나 목표를 이루기 위해 노력함.


騎虎之勢 (기호지세) – Riding a Tiger

시대: 중국 동진(東晉), 328년
인물: 온교(溫嶠)와 도간(陶侃)

진나라 수도가 반란군 소준(蘇峻)에게 함락되자, 온교는 이를 진압하려 합니다.
온교는 군량이 부족해지자 도간에게 군량을 요청합니다.

하지만 도간은 형주의 식량이 부족하고, 전세도 유리하지 않자 철수하려 합니다.
이에 온교가 말합니다:

“지금은 마치 맹호를 타고 있는 형세이니, 어찌 중도에 내릴 수 있겠는가?”
(今之事勢 義無旋踵 騎虎之勢 可得下乎?)

결국 도간은 철수를 포기하고 남아 전투를 계속했으며, 반란은 진압됩니다.
이 일화에서 “騎虎之勢”란 말이 유래되었습니다.

  • 騎 (기): ‘타다’ / To ride
  • 虎 (호): ‘호랑이’ / Tiger
  • 之 (지): ‘어조사, ~의’ / Of
  • 勢 (세): ‘형세’ / Situation, momentum

📌 겉뜻: 호랑이를 탄 형세.
📌 속뜻: 이미 시작한 일을 중간에 멈출 수 없는 위험한 상황.


脣亡齒寒 (순망치한) – If the Lips Are Gone, the Teeth Are Cold

춘추시대, 진(晉)나라 헌공은 괵나라를 정복하고자 했습니다.
하지만 괵나라를 공격하려면 우나라를 지나가야 했죠.
그래서 진나라 헌공은 우나라 우왕에게 요청합니다.

“우리 군대를 당신 나라 땅 좀 지나가게 해주시오.”

그 말을 들은 우나라의 현인 **궁지기(宮之寄)**는 강하게 반대합니다.

“괵과 우리는 입술과 이 같은 관계입니다.
입술이 없으면 이가 시리듯, 괵이 망하면 우리도 망합니다.
결코 길을 내줘서는 안 됩니다!”

하지만 우왕은 진나라의 뇌물에 눈이 멀어 이 충고를 무시합니다.

결국 진나라는 12월에 괵나라를 공격해 멸망시키고,
돌아오는 길에 그대로 우나라까지 쳐서 멸망시켜버립니다.

궁지기의 말대로, 입술이 사라지니 이가 시린 상황이 현실이 된 것입니다.

  • 脣 (순): ‘입술’ / Lips
  • 亡 (망): ‘없어지다’ / Disappear
  • 齒 (치): ‘이’ / Teeth
  • 寒 (한): ‘차다’ / Cold

📌 겉뜻: 입술이 없으면 이가 시리다.
📌 속뜻: 서로 밀접한 관계에 있어 하나가 망하면 다른 하나도 영향을 받는다는 말.

재미있는 어휘

잘못 쓰기 쉬운 어휘

동거동락 ? → 동고동락 ! 同苦同樂 – Sharing Hardship and Joy

同 (동): ‘같을’ / Same
苦 (고): ‘괴로울’ / Hardship
同 (동): ‘같을’ / Same
樂 (락): ‘즐거울’ / Joy

단어의 뜻: 괴로움과 즐거움을 함께 나누며 같이 지냄을 뜻합니다.

예문: 우리는 오랫동안 동고동락하며 진정한 친구가 되었다.


야밤도주 ? → 야반도주 ! 夜半逃走 – Escape by Night

夜 (야): ‘밤’ / Night
半 (반): ‘반, 중간’ / Half
逃 (도): ‘달아날’ / Escape
走 (주): ‘달릴’ / Run

단어의 뜻: 남몰래 한밤중에 도망치는 일.

예문: 빚을 갚지 못하고 그는 결국 야반도주를 했다.


성대묘사 ? → 성대모사 ! 聲帶模寫 – Voice Imitation

聲 (성): ‘소리’ / Voice
帶 (대): ‘띠, 끈’ / Band (Vocal cords)
模 (모): ‘본뜰’ / Imitate
寫 (사): ‘베낄’ / Copy

단어의 뜻: 다른 사람의 목소리를 흉내 내어 그대로 표현하는 것.

예문: 그는 유명 연예인 성대모사로 인기를 끌었다.


주구장창 ? → 주야장천 ! 晝夜長川 – Continuously Day and Night

晝 (주): ‘낮’ / Day
夜 (야): ‘밤’ / Night
長 (장): ‘길다’ / Long
川 (천): ‘내, 강’ / River

단어의 뜻: 밤낮으로 쉬지 않고 계속됨.

예문: 사람들의 항의 전화가 주야장천 이어졌다.


일사분란 ? → 일사불란 ! 一絲不亂 – Perfect Order and Discipline

一 (일): ‘한’ / One
絲 (사): ‘실’ / Thread
不 (불): ‘아닐’ / Not
亂 (란): ‘어지럽다’ / Disorder

단어의 뜻: 질서가 매우 잘 잡혀 조금도 어지러움이 없음.

예문: 그는 계획적으로 모든 일을 처리해 일사불란하게 움직였다.


불구염치 ? → 불고염치 ! 不顧廉恥 – Shamelessness, No Regard for Honor

不 (불): ‘아니할’ / Not
顧 (고): ‘돌아볼’ / Look back
廉 (염): ‘청렴할’ / Integrity
恥 (치): ‘부끄러울’ / Shame

단어의 뜻: 염치(체면이나 부끄러움)를 돌아보지 않음. 뻔뻔함.

예문: 그는 불고염치하게 거짓말을 일삼았다.


즐거운 문화 산책

한·중·일 삼국의 성어

한국, 중국, 일본은 한자 문화권이라는 공통된 환경 속에 여러 성어를 사용해 왔는데 이러한 성어 중에는 九死一生처럼 삼국이 공통으로 사용하는 것도 있지만 각 나라의 정치, 사회, 문화적 특성에 따라 형태나 뜻이 다르게 쓰이는 것도 있다. 예를 들어 ‘동양과 서양, 옛날과 지금’을 통틀어 이르는 말을, 우리나라는 東西古今이라 고 하지만 중국은 古今中外, 일본은 古今東西라고 한다.

九死一生 (구사일생) – Narrow Escape from Death

九 (구): 아홉 / Nine
死 (사): 죽을 / Death
一 (일): 하나 / One
生 (생): 살 / Life

단어의 뜻: 열 번 죽을 위기 중 아홉 번은 죽고 겨우 한 번 살아날 정도로 매우 위태로운 상황에서 살아남는 것을 뜻함.

예문: 그는 사고 차량에서 간신히 빠져나오는 구사일생의 경험을 했다.


百發百中 (백발백중) – Hitting the Mark Every Time

百 (백): 백 / Hundred
發 (발): 쏠 / Shoot
百 (백): 백 / Hundred
中 (중): 맞을 / Hit

단어의 뜻: 쏘는 족족 전부 명중한다는 뜻으로, 어떤 일을 할 때마다 틀림없이 잘해낸다는 의미.

예문: 그의 말은 언제나 정확해서 마치 백발백중과 같다.


日就月將 (일취월장) – Steady Progress Over Time

日 (일): 날 / Day
就 (취): 이룰 / Achieve
月 (월): 달 / Month
將 (장): 나아갈 / Advance

단어의 뜻: 날마다 달마다 계속해서 성장하고 발전해 나감.

예문: 그는 꾸준한 노력 덕분에 실력이 일취월장하고 있다.


漁父之利 (어부지리) – Profit of the Fisherman

漁 (어): 고기 잡을 / Fish
父 (부): 아버지 / Man (here: fisherman)
之 (지): ~의 / of
利 (리): 이익 / Benefit

단어의 뜻: 둘이 싸우는 사이에 제삼자가 이익을 얻는다는 의미.

예문: 두 회사가 가격 경쟁을 벌이는 사이에 중소기업이 어부지리를 얻었다.


東西古今 (동서고금) – All Times and All Places

東 (동): 동쪽 / East
西 (서): 서쪽 / West
古 (고): 옛 / Ancient
今 (금): 지금 / Present

단어의 뜻: 동쪽과 서쪽, 옛날과 지금이라는 뜻으로, 시대와 지역을 막론하고 모두를 아울러 이르는 표현.

예문: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정의는 언제나 승리한다는 믿음이 있다.